23년 11월에 시작한 취미발레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간다. 발목 골절 후 재활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운동이 되는 취미를 찾다가 언젠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도전해 보았다. 다행히 첫 시간에 ‘나는 왜 발레를 이제 시작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재밌었다.
그런데 처음 등록한 학원은 클래스의 80%가 하늘하늘한 발레복을 입고 수업을 들었다. 그전까지 하던 필라테스 복을 입고 갔는데 아무리 선생님을 따라서 우아한 척을 해봐도 우아란 1도 없어 보였다... 집 가서 당장 발레복을 풀세트로 맞춰야겠다는 생각에 폭풍 서치를 했다...ㅎ
처음엔 키도 크고 몸도 큰(?) 나에게 과연 발레복이라는 옷이 맞긴 할까 의문이었다. 다행히 친구 중 먼저 발레에 빠져있던 친구가 레사(레오타드를 입는 사람들)이라는 취미발레 카페를 알려주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국내 발레복 브랜드들은 원단이 짱짱하고 사이즈가 작게 나오는 편이지만, 해외 브랜드들은 큰 사이즈가 나오기도 하고(수량이 적어서 귀하지만) 원단도 신축성이 좋은 경우가 있어 어찌어찌 구할 수는 있었다.
현재 소장하고 있는 레오타드는 쥐스따꼬르, 그리쉬코, 카페지오, 메시아, 브이데니에 제품이다.
쥐스따꼬르, 그리쉬코, 카페지오는 해외브랜드이고 메시아, 브이데니에는 국내브랜드이다.
<브이데니에, 카페지오>
브이데니에는 XXL 주문 제작이 가능해 맨 처음 구매한 샵이다. 레오타드들이 생각보다 옆으로는 신축성이 좋다. 레오타드 사이즈는 거스라는 어깨~가랑이 사이 길이가 더 중요하다고들 한다. 그래서 나는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서 구매했다.
주문 제작은 시간이 걸린다고 하여서 매장에서 입어본 카페지오 L 사이즈를 먼저 구매했다. 클래스에서 당장 입고 싶었기 때문에... 다만 이건 가슴이 너무 파여서 반팔 워머를 입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옛날 제품이고 택도 없어서 제품 명은 모르겠지만 등 쪽에 메쉬가 있고, 원단이 짱짱하고 두툼하다.
브이데니에 스완은 처음부터 품이 좀 컸는데 지금은 헐렁거릴 정도다. 그리고 주문 제작에다가 큰 사이즈는 드물게 들어와서 공장에서 밀리고 밀린다 시며... 입시 시즌에 걸린 나 같은 경우 받는 기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목 빠지는 줄. 그래서 카페지오 구경 갔다가 쥐스따를 들이는 계기가 됐다...ㅎ
아무튼 나쁘진 않았는데 다시 산다면 한 사이즈 작게 살 것 같다. 디자인 자체는 예쁜데 가슴둘레 부분이 좀 들뜨는 감이 있었다.
(쥐스따 이후에 눈이 높아져서 사진도 없다... 추후에 추가해야지)
<쥐스따꼬르>
쥐스따꼬르는 원단이 부드럽고 촉촉해서 피부에 착 감기고 신축성이 좋다. 내 최애 브랜드인데 가장 큰 단점은 가격... 점점 오르고 있다...
처음엔 스완 XL 사이즈를 구매했지만, 살이 조금 빠지면서 라인에 따라 L도 입을 입을 수 있을 정도다. 그 대신 몸을 착 잡아주는 느낌은 부족하다. (살 빠지기 전 L사이즈 입었을 때 잡아주는 느낌이 났는데, 친구가 쥐스따가 잡아주면 그건 작은 거 아니냐고 팩폭을 날렸다^^...)
내가 소장하고 있는 제품은 스완 블랙 XL, 아쿠아렐 캐미솔 세이지 L, 선셋 L 이다.
카페지오와 이발레샵 오프라인 매장에서 피팅해 보고 구매했다. 카페지오 매장은 드물지만 XL가 있어서 자주 구경을 갔다. 이발레샵은 다양한 쥐스따꼬르 레오타드들이 있어서 좋았다. 지갑 주의...



개인적으로는 캐미솔 형에 메쉬 워머를 걸치는 걸 좋아한다. 팔뚝과 부유방 등등을 가릴 수 있기 때문... 여름에 너무 더우면 벗어던지기도 했다.
쥐스따꼬르 모델 컷들을 처음 보면 이게 뭔가... 햄스터나 댄싱마틴, 고양이 등의 묘한 프린팅을 보면 또 이건 뭔가... 싶은데 입어보면 빠지게 될 수밖에 없다. 처음엔 나도 저런 프린팅 절대 안사;;; 했는데 어느새 사이즈 있나 기웃거리고 있다.
<그리쉬코>
그리쉬코도 카페지오 매장에서 입어보고 샀다. XL제품인데 안감이 있기도 하고 원단이 좀 두꺼운 편이다. 러시아 브랜드라서 그런가 사이즈가 그래도 넉넉한 것 같다. 직구 사이트를 보면 더 큰 사이즈도 나오긴 하는 것 같은데 판매되는 건 못 봤다. 거기서도 귀한 사이즈인가 보다...
상체 통은 큰 편인데 레그라인이 자비 없이 파여있다. 거의 골반 뼈까지 파여있다... 보통 스커트와 워머를 입으니까 가려지긴 하는데 옆구리가 좀 뜨다 보니 부해보이는 감이 있다.
처음엔 커피색을 샀다가 올리브 색으로 교환했다. 바가노바 교복으로도 사용된다고 하는데 커피색은 나에게 너무 톤그로라 안 입을 것 같아서 교환했다. 이 것도 다시 산다면 L를 입어보고 살 것 같다. 예쁜 색이 많은데 사이즈가 남아있는 건 별로 없어서 선택권이 크진 않았다.


<메시아>
메시아도 예쁜 레오타드가 많은데 큰 사이즈가 나오는 레오타드는 별로 없다. 색을 고민하다가 여기저기 워머랑 맞추기 쉬울 것 같아 흰색으로 골랐다. 짱짱하니 잘 잡아주고 레그라인도 아래까지 내려오고 엉덩이 천도 넉넉하다.(대부분 레오타드들이 엉덩이 천이 자비 없이 적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육쪽마늘이 된다고들 한다... 매우 공감...)
다만 나한테는 가슴선이 너무 낮아 약간 부담스럽다. 점프할 때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아 워머 필수. 그것 빼고는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가슴 부분에 안감과 고무줄이 덧대어져 있어 다른 제품들보다 잘 잡아준다. 그리고 원단이 시원한데 밝은 제품은 그래서 비친다. 하지만 타이즈를 신으니 타이즈가 비쳐서 별 상관은 없었다.
발레복은 레오타드에 워머, 스커트, 땀복바지 등등 조합이 무궁무진하다. 사고 싶은 레오타드는 많지만 대부분 가격대가 있다 보니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생일 찬스를 노리고 있다. 대부분의 발레복 편집샵에서 생일 쿠폰을 주기도 하고, 취발러의 주변인이라면 “생일 선물은 발레복?”이라고 먼저 물어봐준다...ㅎ
왜 이렇게 발레에 푹 빠져있는 사람들이 많을까?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발레를 시작해 보니 나도 역시 그렇게 되어가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살을 빼는 이유가 발레를 더 잘하고 싶고 하다 보면 어느새 실력이 조금씩 늘어있고.. 맘에 드는 조합으로 옷을 챙겨 입고 클래식 음악에 맞춰 순서를 생각하다 보면 잡생각이 사라지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다음엔 워머나 슈즈 후기를 써봐야겠다!